원시사회에서는 자연의 모든 사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태양과 산을 숭배하는 천도(천동) 신앙은 쓰시마에 독자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산을 신이 깃든 곳으로서 경외하며, 신의 아이를 태양, 천도(천동)로서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다.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산으로 올라가 산의 신이 된다. 산은 피안과 차안을 연결하는 장소 혹은 존재였다.
이 작품은 이러한 쓰시마의 천도 신앙을 토대로 한다. 조용히 빛나는 작은 물체를 수평으로 응시하다 보면 그곳에서 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수직으로 내려다보면 (또는 위를 쳐다보면), 거기에는 쓰시마의 다양한 생물과 천동의 모습이 보인다.
제목인 「Bardo」는 티베트불교의 종교용어로 사람이 죽은 후 다시 환생하기까지 머물게 되는 중간상태를 의미한다. 작품은 이러한 피안과 차안의 중간장소, 시간, 존재를 산과 빛과 그림자를 통해 표현하였다. 작가는 쓰시마에 머물며 이곳에 존재하는 많은 자연물과 섬사람들의 삶,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에서도 원시적인 세계관이 이 섬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낀 것은 아닐까? 감상자는 천장에 비친 풍부한 세계관에서 원시신앙이 갖는 근원에 대한 탐구와 그 힘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