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현상으로 비가시적이다. 하지만 회상하는 주체에게 있어 기억은 가시적이며 때에 따라서는 실재적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잠재된 기억이 의식의 회로에 의해 회상되는 과정을 열에너지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사각의 작은 판넬은 각각 히터와 함께 온도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지정된 온도의 열을 발생하게 되어 있다. 지정된 온도에 다다르면 각 판넬들은 픽셀과 같은 형태로 전체가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전시장 한편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관객은 실제 작품 위로 손을 뻗어 느껴지는 온도의 차를 통해 이미지를 유추한다. 이는 불완전하지만, 창조적이면서 유연한 기억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작품에서 열은 기억이 발현되는 과정을 나타냄과 동시에 인간이 가진 그리움과 따스함을 의미하기도 한다.